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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에 거는 고교생의 청춘을 그린 인기 만화 '하이큐!!' (전 45권, 슈에이샤)가 완결해, 작가인 후루다테 하루이치 씨가 처음으로 대면 인터뷰에 응했다. 독자의 마음을 흔드는 열전, 개성파만 모인 요괴 세대 캐릭터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제작 비화를 이야기해 주었다.

 

- 연재를 마치고 지금의 심경을.

무사히 끝나서 안심입니다. 어떻게든 균형 있게 계속 해왔기 때문에 끝이 다가올수록 실패하면 다 망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제대로 착지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162cm로 작지만 경이로운 신체능력을 가진 히나타 쇼요. 미야기 현립 카라스노 고교 배구에서, 라이벌이자 짝이 되는 세터, 카게야마 토비오와 만난다.>

 

- 배구를 왜 그리려고 했나요?

저 역시도 중, 고교 시절 배구 부원으로 히나타와 같은 포지션인 미들 블로커였습니다. 강한 팀이 아니라 지역구 예선은 돌파해도 현 대회 초반에서 지는 결과였습니다. 개운치 않은 채 불완전 연소로 끝났기 때문에 그것을 승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연재의 원형이 된 단편에서는, 카게야마 쪽이 주인공으로 독선이라고 할까, 주위에 안타까움을 느끼면서 제가 학생 무렵에 느끼고 있던 것이 강하게 나와 있습니다. 한편, 연재에서는 같은 정도의 열량을 가지고 있는 동료인 히나타를 카게야마의 파트너로 해서 미들 블로커와 세터, 호흡을 맞추어 볼을 잇는 속공 플레이를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키가 작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것은 소년만화처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 연재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 경기를 시작하기 때문에 조립이 매번 힘들었습니다. 경기 초반에는 캐릭터도 굳어지지 않았어요. 다만, 경기 결말에 집착해 매 경기 혼신의 끝을 지었다고 생각해요. 각 학교의 현수막이 경기 후반에 나옵니다만, 그 등장 회차가 경기의 콘셉트가 정해진 회입니다. 네코마 고교는 공격형 주인공들의 라이벌이라 수비가 좋다고 생각했고 현수막은 아예 '연결해라' 정해져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좋은 시합을 그린 이나리자키 고교는 '추억 따위 필요 없다'라고 순간적으로 결정했습니다. 이타치야마 고교는 경기 장면이 거의 없어서 처음엔 'mement mori'로 하려고 했는데 '노력'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 가장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는?

시합마다 한 번은 회심의 회가 있었습니다만, 봄철 배구 전국 대회 미야기현 예선에서 대전하는 아오바조사이 고교의 세터 오이카와의 재능과 센스에 대해 그린 회와 이나리자키 고교의 주장 키타의 천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회입니다. 오이카와의 회차는 흔히 있을 법한 천재와 수재에 대해 그려보려고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천재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게 아니야. 오이카와는 변명하고 있다. 천재를 이길 수 없다. 지금, 만약 자신보다 기술적으로 향상되어 있어도 앞으로 노력의 방법에 따라 넘어설지도 모른다고 고쳐 생각해 "재능은 피워내는 것, 센스는 갈고닦는 것!"라고 오이카와가 말했습니다. '천재'라는 탬플릿을 잘 생각해 보면 이전은 이상하기에 방향을 수정했습니다.

 

- 경쟁하는 팀들의 개성은 물론, 인기도 굉장히 많습니다. 히나타와 카게야마 이외에 다른 캐릭터들은 어떻게 태어난 건가요?

등장 장면에서는 외형과 포지션과 이름뿐, 특징은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경기를 하면서 점점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카라스노 고교에서는 에이스인 3학년 아즈마네를 처음엔 강하고 무서운 느낌으로 하려고 했지만, 결국 마음은 약한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다른 팀에서는 네코마 고교의 세터 켄마의 비주얼은 처음 카게야마의 외형이었습니다. 경기 전 핵심 인물은 정해져 있지만 나머지는 끝까지 백지입니다. 이쪽의 상상을 넘어 성장한 캐릭터는 시라토리자와 학원의 텐도와 이나리자키 고교의 키타, 후쿠로다니 학원의 보쿠토입니다. 텐도가 이후에 쇼콜라티에가 되어 정열 대륙에 나오는 흐름은 무조건 최종화에 하려고 했습니다. 이나리자키 고교의 쌍둥이 아츠무와 오사무도 처음엔 쌍둥이라는 설정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쌍둥이 선수는 어딘가에서 내고 싶다고 생각했기에 점점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 경기를 진행하면서 전개를 결정한다 했는데 중요한 일전에서 히나타가 열로 퇴장하는 전개는 충격이었습니다.

퇴장한다는 건 처음부터 결정했습니다. 히나타가 아무리 신체능력이 뛰어나도 그 키로 최고를 파고드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생활부터 시작해서 먹는 것, 수면, 그런 것부터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걸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히나타로 깨닫게 하기 위한 회차입니다. 1화에서도 카게야마에게 "컨디션 관리도 되지 않는 녀석이"라고 한 소리를 들은 적 있습니다만, 기세만으로 위로 갈 수 없다는 퇴장입니다. 키가 작다는 설정은 만화적 발상에서 시작했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 어디를 강하게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개선점 설명 하나 없이 '그저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렇게 TOP까지 왔습니다'는 설득력이 없습니다. 작은 신장으로도 세계에서 싸울 수 있게 되기 위해선 독자들이 납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고, 캐릭터에는 감정이입이 안 돼요. 히나타가 졸업하고 비치 발리볼을 하는 것도 도중부터 결정했습니다. 마지막은 히나타와 카게야마 서로가 보스인 채로 끝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 천재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캐릭터가 말하는 말에 공감하거나 위로받는 독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해 낸 건가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생각할 땐 처음엔 글로 다 씁니다. 세세한 대사나 경기의 로테이션을 정하고 그림으로 할 때는 거의 수정하지 않습니다. 가능한 시답잖은, 멋있는 척하는 말투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바로 '원피스'에서 영향을 받았죠. 말 자체는 평소에 자주 쓰는 말이라도 전개나 누가 발언하느냐에 따라 쉬운 말이 굉장히 감동하는 대사가 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심플한 말이 멋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어요.

 

- 가장 마음에 드는 말이 있나요?

히나타가 열로 인해 퇴장했을 때, 우카이 코치의 "한계를 넘는 게 아니라, 한계치를 높여 가자"라고 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건 제가 생각해도 너무 좋다 싶었어요. 학생 때는 '한계를 넘어서'라는 심정으로 임했기 때문에 좀처럼 제 마음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만 아픔을 경험한 후에 들어오는 대사라 생각합니다.

 

- 구도의 궁리나 박력 있는 시합을 그리는 집착이란.

체육관에 네트를 끼운다는 제약이 있어서 지루한 화면이 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특히 V리그 편은 고교편 보다 기발한 구도를 의식했습니다. 캐릭터는 똑같은데 프로 경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종반은 스마트폰으로 보는 사람도 의식하고 있습니다. 종이는 좌우 양면으로 전해지는데 스마트폰의 세로 화면에서 봤을 때 모르는 거죠. 가로로 해주었으면 하는 그림도 있습니다만, 한 페이지를 읽어도 전달될 수 있도록 세로로 봐도, 양면으로 봐도 전달이 될 수 있도록 그렸습니다. 작화는 모두 아날로그에요.

 

- 왜 만화가가 되려고 했나요?

그림 그리는 건 좋아했는데 계기는 지금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요. 다만, 학생 때 이미 만화가가 되려고 생각해서 센다이시에 있는 디자인계 전문학교에 다녔습니다. 그 후 시 내 디자인 회사에 취직하여 일하면서 만화를 그렸습니다. 센다이를 무대로 한 것도 센다이에 8년 정도 살아서 좋아하는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에도 미야기나 도호쿠 지방의 지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라스노 고교의 장소는 작중에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먼 거리가 아닌 센다이 옆의 나토리 시 근처를 이미지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앞의 언덕이나 가게가 나오는 풍경의 그 지역의 이와테를 참고했습니다.

 

- V리그나 봄철 배구 등과 합작하면서 하이큐를 통해 배구에 흥미를 가진 사람이 늘었습니다. 

배구를 시작했다든가, 실제 경기를 알게 됐다는 말이 가장 기쁩니다. 저도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배구의 심오함을 느꼈습니다. 배구에서는 자주 '잇다'라는 키워드가 사용되는데 모든 플레이가 영향을 주거든요. 설령 강한 선수가 있더라도 그 앞 단계의 플레이를 무너뜨리면 쓰러뜨릴 수도 있다. 나쁜 플레이도 '연결된다'라고 하는 냉정함이 재미있습니다.

 

- 올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대회가 취소되어 안타까운 경험을 하는 학생이 많이 있었습니다.

인터하이가 중단됐을 때 전국 고교에서 유니폼을 모아 프로젝트 이벤트 메시지도 담았는데 이번엔 선보일 곳이 따로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몸에 밴 근육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속상한 건 어쩔 수 없지만 근육은 붙어있다는 걸 전하고 싶습니다.

 

- 작품을 통해 가장 전하고 싶었던 건 무엇인가요?

승부에서는 무조건 승패가 결정되지만, 절대로 거기서 끝이라는 건 없다. 거기서 멈추지 마세요. 이긴 사람이 내일 지고 있을 수도 있고, 오늘 진 사람이 내일 이길 수도 있습니다. 내일은 모른다는 거죠. 그리고 나머지는 밥이 가장 중요합니다!